경주 황리단길 숙소 소요재에서 한옥 감성 제대로 느끼고 온 후기
안녕하세요, 그루트제이입니다.
저는 지난 주말에 경주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1박 2일로 묵었던 경주 한옥 숙소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경주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에 위치한 작은 감성적인 전통 한옥 숙소인 소요재라는 곳인데요, 몇 달 전부터 알아보지 않으면 예약조차 하기 힘든 숙소로 저도 미리 예약해서 겨우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 경주 소요재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사정로57번길 5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5분 거리)
- 전화번호 : 0507-1389-4873 (응대 가능 시간 : 10:00~18:00)
- 가격 : 주중 350,000원 / 주말 400,000원 / 성수기 주중 : 400,000원 / 성수기 주말 : 450,000원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경주 사정동 골목에 위치한 소요재는 1973년부터 자리 잡은 건물로 옛 것의 포근함을 잇고, 현대의 편안함을 담아낸 숙소인데요,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쉼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실제로 저도 소요재에서 1박 2일 동안 묵으면서 옛 한옥의 디테일과 현대의 감성이 잘 어우러진 숙소라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외관 : 대문
소요재의 위치는 황리단길 메인 거리에서 골목으로 살짝 들어가면 바로 나오게 되는데요, 갈색 빛의 멋들어진 대문과 문패 그리고 돌담으로 둘러싸여진 모습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경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했는데요, 터미널에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던 만큼 정말 가깝게 느껴졌어요. 날씨만 좋으면 걸어서도 충분히 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 외관 : 마당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오면 이렇게 멋진 한옥 건물이 맞이하고 있는데요, 이 날은 하늘까지 맑아서 한옥이 더 고풍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한옥의 디테일 중 지붕 처마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처마는 우리나라 전통 가옥 지붕의 밑 부분으로 서까래가 기둥 밖으로 나온 부분을 통칭해요.
소요재의 처마에는 거꾸로 매달린 듯한 종모양의 풍경이 여러 개 엮여서 달려 있었는데요, 보통 절 같은 곳에서 처마 아래에 종과 물고기 모양으로 해 놓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죠. 이런 맑은 날에 풍경 멍 때리는 것도 힐링이 될 것 같아요.
마당을 둘러보다가 재밌었던 점이 마루 위에 나무로 된 신발장이 하나 있었는데 열어보니 고무신이 이렇게 네 켤래나 들어가 있더라고요.
일반 호텔에 가면 실내화로 슬리퍼가 나오 듯, 한옥 숙소인 소요재에서는 고무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어요. 1박 2일 동안 묵으면서 실제로 신지는 않았지만 이런 전통적인 서비스 디테일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그리고 고무신뿐만 아니라 우산도 두 개나 구비되어 있어서 비가 올 경우 자유롭게 사용하면 됩니다.
░ 내부 : 거실
이제 내부를 살펴볼 텐데요, 외관과 달리 내부는 한옥과 현대적인 스타일이 조화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의 벽지를 베이스로 곳곳에 진한 월넛 컬러의 전통 가구가 비치되어 있었는데요, 제가 방문한 날이 2월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굉장히 추웠었는데 굉장히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내부에 대부분 블라인드로 창문을 가릴 수 있었지만, 가장 큰 베란다형 여닫이 창문에는 쉬폰 커튼 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외부의 시선이 약간 신경 쓰였어요.
창문 앞에 나름 외부 시선을 가리기 위해 대나무를 심어 놓긴 했지만 내부에서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이 잘 보이더라고요. 쉬폰 커튼 외에 암막 커튼을 하나 더 설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실 베란다 창문을 바라본 상태에서 오른쪽 편에는 개인 짐이나 옷가지를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옷걸이 역시 나무를 잘라 노끈으로 묶어서 만든 수제 형태더라고요.
그리고 옷걸이 맞은편에는 따스한 햇빛이 들어오고 있는 기다란 창이 보이는데요, 소요재 곳곳에 식물이 하나씩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거실에 놓인 이 식물도 햇빛을 받은 예쁜 모습을 보이고 있더라고요.
거실에 놓인 기다란 테이블 위에는 소요재 주인분께서 직접 적은 환영 메시지와 함께 느긋하게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차까지 준비되어 있어요.
저는 1박 2일 동안 다도를 즐기진 못했지만 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낮에 느긋하게 햇빛을 쬐며 다도를 즐기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여행을 가서 어떤 숙소를 가든 음악은 정말 빠질 수 없는 요소인데 전통 한옥 숙소인 소요재에도 블루투스 스피커가 비치되어 있더라고요.
스피커뿐만 아니라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조그마한 태블릿 PC까지 구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자유롭게 들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어요.
거실에 놓인 책장에는 소요재 시설물 사용에 대한 안내 종이가 비치되어 있는데요, 부대시설이라고 적힌 종이 아래에 보면 와이파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적혀 있어서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거실 벽면에 빔을 쏠 수 있는 빔 프로젝터가 있더라고요. 한옥에서의 빔 프로젝터 감성은 생각지 못했는데 밤에 조용히 야식을 먹으며 빔으로 영화를 봐도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았어요.
거실 테이블 위에 빔 프로젝터를 작동할 수 있는 리모컨도 구비되어 있으니 사용하실 분들은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내부 : 화장실
어느 숙소를 가든 사실 가장 중요한 건 화장실일 것 같은데요, 소요재의 화장실은 습식 구조로 세면대와 변기, 샤워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갈색의 나무 탁자 위에 동그란 세면대가 올려진 구조로 핸드워시, 수건, 드라이기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수건은 기본적으로 4개가 제공되는데요, 혹시나 수건이 추가로 필요할 땐 소요재 주인분께 요청하면 바로 갖다 주시더라고요. 실제로 저도 여분의 수건이 필요해서 요청드렸더니 바로 갖다 주셨습니다.
이번엔 용변을 볼 수 있는 변기와 샤워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곳인데요, 세면대 공간에서는 큰 불만은 없었지만 화장실은 많은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특히 환기가 잘 안 돼서 그런 건지 불쾌한 냄새가 조금 났던 것 같고, 샤워기 옆에 구비되어 있는 샴푸, 컨디셔너, 바디샴푸 중에서 특히 컨디셔너의 상태가 좀 별로였어요. 마치 로션을 짜서 머리에 바르는 느낌이 들어서 씻어도 별로 개운하지가 않더라고요. 씻는 거에 예민한 분들은 세면 용품을 미리 다 챙겨가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 내부 : 주방
이번에는 주방인데요, 주방은 소요재의 공간 중 가장 현대스러운 공간이었어요. 모두 해외 브랜드로 세팅된 비싼 가격의 주방 기기부터 셀 수 없이 나오는 식기류 때문이었는데요.
특히 여성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취향으로 꾸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실제 소요재 주인분도 여성분이어서 그런지 이런 감성이 잘 반영되어 있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방금 말씀해드린 것처럼 수많은 용도의 그릇과 잔부터 숟가락, 젓가락, 포크, 커피포트 등 없는 게 없더라고요.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싱크대 하단부에 옛날 분식집을 떠올리게 하는 하얀 점박이의 초록색 접시였는데요.
이 접시를 보며 다른 식기류와 비교해 조금 뜬금없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주인분이 평소 고객들의 공통된 성향을 파악해서 구비해 놓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냉장고도 벨르 제품으로 레트로한 디자인이 대표적인 주방 기기이죠. 냉장실을 열면 마실 수 있는 생수가 네 병 들어 있으니 마음껏 마셔도 됩니다.
왜냐면 저도 이 날 밤 분식류의 음식을 포장해 와서 먹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주인분이 평소 쓰레기통 청소를 하면서 '손님들이 분식을 많이 먹는구나'라는 걸 인식하고 준비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포장해 온 음식은 후토마끼와 막창 튀김 그리고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해물 짬뽕 나베를 주문해왔는데요, 소요재 근처에 위치한 붉은 호랑이라는 이자카야로 다양한 안주류를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붉은 호랑이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사정로 55 (소요재에서 도보 1분)
- 전화번호 : 054-742-7871
- 영업시간 : 매일 15:00~21:00 (라스트 오더 20:00)
- 대표 메뉴 : 모듬 회 28,000원 / 막창 튀김 14,000원 / 후토 마끼 1줄 18,000원
- 붉은 호랑이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주방 한 켠에는 이렇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쓰레기 통이 나란히 구비되어 있는데요, 퇴실 전 사용한 그릇과 식기구는 모두 깨끗하게 씻어서 정리하고, 분리수거하시면 됩니다.
░ 내부 : 안방
소요재가 사실 모든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는 아니라서 여기를 안방이라고 불러도 될진 모르겠지만 침대가 놓인 공간이기 때문에 저는 그냥 안방이라고 소개를 하겠습니다.
한옥이라는 공간 자체가 온들을 즐기기 위해 가는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닥에서 잠을 잘 못 청하는 스타일이어서 침대가 구비된 소요재를 선택하게 됐는데요, 퀸사이즈의 침대 위에 마치 호텔에 온 듯 깨끗한 이불보가 정갈하게 정리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 마당에서 보던 지붕 처마의 서까래를 볼 수 있는데요, 중앙의 커다란 기둥에는 한자로 어떤 글이 쓰여 있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일본 신사 같은 곳을 가보면 나무 기둥에 한자로 이 나무를 기부한 사람의 이름을 적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소요재의 이 나무 기둥도 그런 의미로 쓰인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침대 맞은편에는 마당이 보이는 큰 창과 좌식으로 앉아서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조그마한 테이블, 방석이 놓여 있어요. 낮에 커튼을 다 걷고 있으니 햇살이 따스하게 들어와 포근한 분위기가 연출되더라고요.
거실 베란다 쪽의 큰 창과는 달리 안방에 위치한 창은 외부 시선을 가릴 수 있는 커튼이 설치돼 있어서 안심하고 밤에 잠을 청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한옥 숙소 소요재에서 1박 2일로 묵고 온 후기를 말씀드렸는데요, 위치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여행이었어요.
다만, 거실 베란다 창문과 같은 외부 노출에 대한 부분이나 비싼 가격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긴 하나 서울 도심을 벗어나 제대로 된 한옥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은 숙소입니다.
그럼 다음에도 재밌고 알찬 여행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주 황리단길 숙소 소요재에서 한옥 감성 제대로 느끼고 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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